명비와 조형물 답사기행🧭

Exploring sculptures and monuments

조형물, 탑, 명비/명비, 추모비

전라남도 구례 호국공원 -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탑

김놉새 2022. 5. 14. 16:20

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동리 494-2 일원

여순사건은(麗順事件) ‘여수·순천 10·19사건’이라고도 한다. 해방 후 단독정부의 수립을 둘러싸고 좌우의 대립으로 빚어진 비극적 사건이다. 1948년 4월 3일 제주도에서는 남한만의 단독 정부 수립에 반대하는 민중 봉기가 일어났다. 군과 경찰이 봉기를 강경하게 진압하자, 봉기에 참여한 사람들은 한라산으로 들어가 저항했다. (제주 4.3사건) 이승만 정부는 1948년 10월에 여수에 주둔하고 있던 국군 제14연대를 제주 4 · 3 사건 진압을 위해 파견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14연대의 일부 군인들은 출동을 거부하고 반란을 일으켰다. 이들은 친일파 처벌과 남북 통일 등을 주장하며 들고일어나 여수와 순천을 장악한 뒤, 주변 지역으로 세력을 확대했다. 정부는 여수와 순천 일대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미군사 고문단의 협조 아래 반란군을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반란군은 물론이고 많은 민간인이 죽거나 다치는 등의 비극이 일어났다. 구례 호국공원의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탑은 이때 희생된 사람들의 넋을 기리고자 만들어진 탑이다.

참전기념탑과 마주보고 있다.

희생자 위령탑은 참전기념탑과 마주보는 동시에 지리산 노고단쪽을 바라보고 있다.

재료는 대부분은 석재로 이루어져 있으며 기단부에는 시가 적혀져있고, 앞쪽에는 제사를 지낼 수 있는 제단이있다.

麗順事件犧牲者慰靈塔(여순사건희생자위령탑)이라고 한문으로 쓰여 있다.

또한 중심탑주변에는6개의 돌이 감싸고 있는데 이것은 화합을 상징한다고 한다.

기단부의 이원규선생님의 시

기단부 정면에는 이원규 선생님의 시가 적혀있다.

 

마침내 때가 되었으니

하늘이 부르고 땅이 응답하였습니다.

 

아무 죄도 없이 죽은 이들의 뼈가 아프니

살아남은 이들의 뼈도 일생 동안 아프고

아프다 못해 당산나무가 울고 돌담이 울고

 

어디선가 수십만 마리의 되새 떼가 날아와 

온 하늘 먹구름의 군무를 추더니

1948년, 여수 순천을 지나 구례 지리산

 

마을 마을은 희망의 삶터가 아니라 학살의 땅 

온통 야만의 역사였습니다.

 

밤마다 원혼들이 반딧불이처럼 날아다녀도

살아남은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혀를 깨물며 무릎을 꺾어야만 했지요

 

묘비명도 없는 저 캄캄한 무덤 속의

부모형제와 선 후배 죽마고우들 

그 분들의 희디흰 뼈가 아프니

 

살아남은 이들의 뼈도 쑤시고 아플 수밖에요 

 

마침내 민족화합 생명평화의 때가 무르익었으니

아버지, 어머니, 형님, 오빠, 동생 -

마음놓고 불러도 보고 대성통곡도 하고

 

그리하여 지리산 노고단이 환하게 바라보이는 

바로 여기 이 자리에 위령탑을 세우나니

원혼들이시여, 원혼들이시여!

이제 그 모든 한을 풀고 고이고이 잠드소서

여순사건희생자 위령탑 설명판 - 글씨가 비바람에 까져서 잘 보이지 않는다. 보수가 필요해보인다.

설명판에는 여순사건의 개요와 탑의 상징적 의미가쓰여 있다.

 

여순사건(10.19사건)의 개요

해방 후 좌우익의 대립이 첨예하던 1948년 10월 19일 당시 전남여수 신원리에 주둔 중이던 국군 경비대 제 14연대 소속의 일부 군인들이 4.3항쟁 이후 제주도를 진압하라는 군의명령을 어기고 <제주도로 가서 동족을 죽일 수 없다.> <우리는 남북통일의 정부를 수립해야한다.> <친일반역자 세력인 경찰을 타도해야한다.>라는 명분으로 반란을 일으켜 순천과 여수를 점령한 사건으로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반란군이 지리산 일대로 쫓겨 들어와 우리 군 무고한 양민들이 국군 진압군, 경찰, 반란군 등에 의해 봉성산, 서시교, 마산면 냉천 뒷뜰, 산동면을 비롯한 구례군 일대에서 약 3,000여명 희생당한 비극적인 사건이다.

 

위령탑의 상징적 의미

기단부 바로 위 6개의 돌조각이 의미하는 것은 주민 화합을 형상화한 것이며 탑신부를 휘감고 있는 황동 주물이 의미하는 것은 더불어 살아가는 공존을 형상화한 것이다.

희생자 위패명단이 새겨져 있다.

위령탑 옆쪽 벽면으로는 희생자분들의 위패 명단이 새겨져있다. 

비극의 역사를 기억하고, 뜻을 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넋들을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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